"실습비 더 내는데 동영상 수업만"…뿔난 대학생들

입력 2021-03-18 15:02   수정 2021-03-19 02:54

“미술대는 한 학기에 다른 계열보다 100만원가량 많은 450만원의 등록금을 냅니다. 코로나19로 학교 실기실도 쓸 수 없는데 그 비용이라도 돌려달라고 하니 학교 측에서는 안 된다고 하네요.”

홍익대 미대에 재학 중인 김예은 씨(26)는 18일 ‘코로나19 대학생 피해사례 증언 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학생들은 물레로 도자기를 만들고 석고도 떠야 하는데 대체 어디에서 실기를 할 수 있는지 알려주면 좋겠다”며 “악취가 나는 아교칠을 집에서 하는 동양학과 친구도 있다”고 토로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등 대학생 단체로 구성된 ‘2021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공공그라운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다. 정수인 전대넷 임시의장은 “올해 대학과 정부는 등록금 반환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지 않다”며 “구직난, 생활고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학 계열 학생들은 커리큘럼의 대부분인 실험 수업이 전부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도 등록금 감면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숙명여대 기초공학부 권민주 씨(20)는 “작년에 20학번으로 입학했지만 지금도 동기들 얼굴을 모른다”며 “공대는 실험 실습 때문에 등록금이 높은 편인데, 직접 실험은 못 하고 실험을 하는 조교 영상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고를 겪고 있는 학생들의 불만은 더 컸다. 건국대에 재학하는 A씨는 “밤마다 5평짜리 자취방에 누워 학자금 대출을 걱정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도서관 같은 학교시설 이용도 못 하게 됐다”며 “공부할 공간을 찾아 학교 근처 카페를 전전하는데 여기에 쓴 비용 때문에 식비를 줄이고 생활비 대출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지난해 대학들을 상대로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세 차례 소송에서 전국 3165명의 학생이 참여했으며 대상은 사립대 30개교, 국립대 13개교다. 이 중 사립대를 상대로 한 2차 등록금 반환 소송은 오는 24일 첫 변론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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